<돈>, <희망의 건너편>

<돈>, 로베르 브레송 <L’argent>, 1983 한 소년이 아버지에게 용돈 가불을 요청한다. 아버지는 거절하고 소년은 어머니를 찾아간다. 똑같이 거절당하고 돈이 궁해진 소년은 위조지폐를 쓰자는 친구의 제안을 듣고, 근처 사진점에 가 작은 액자를 사고 진짜 돈을 거슬러 받는다. 사진점 사장이 뒤늦게 이를 알아채지만, 소년들은 이미 떠나고 없어 다음 손님에게 위폐를 떠넘기기로 한다. 막 일을 마친 수리공이 봉급을 … 더 읽기

창 너머로 두고 온 풍경

<맨체스터 바이 더 씨>가 복층적 심리를 묘사하는 방식 16년도엔 좋은 영화가 참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라라랜드>, <문라이트>, <컨택트>, <로스트 인 더스트> 등등. 마법을 부리는 영화도 있었고, 이성을 차갑게 만드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상 결과가 가장 궁금했던 아카데미도 바로 당해였습니다. 그러나 저 고래 같은 영화들 속에서, 가슴속에 깊은 잔상으로 남아 꾸준히 떠올리게 되는 영화가 … 더 읽기

<피아니스트>, <더 킬러>, <방랑자> 외 2

<피아니스트>, 미카엘 하네케 <La pianiste>, 2001 한편으론 사랑의 단면에 관한 연구처럼 보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내외적 압박에서 탈출하는 한 여성의 페미니즘 서사처럼 보이기도 한다. 확실한 건 여기서 로맨스를 보는 인간은 제정신일 리 없다는 점이다. 주제 운용 형식으로서 방과 계단의 사용이 흥미롭다. 첫씬에서부터 제시되었듯이 대개 하나의 질서는 하나의 공간, 방 안에 머문다. 전복의 욕구는 문고리나 계단을 … 더 읽기

<누명 쓴 사나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외 1

<누명 쓴 사나이>, 알프레드 히치콕 <The Wrong Man>, 1956 사건의 발단이 된 아내의 치통, 그녀는 치과의사가 들려준 이야기를 남편에게 전해준다. 인간이 진화를 거듭하며 턱은 점점 좁아졌지만 치아의 개수는 미처 줄어들지 못했다. 자리가 없는 사랑니는 옆으로 자라 하악을 압박하고 치통을 일으킨다. 이것이 첫 번째 단서다. 매니는 억울하게 체포당하기 전날 아침, 쌍둥이가 말싸움하는 것을 목격한다. 첫째는 자신의 … 더 읽기

<올모스트 페이머스>, <28주 후> 외 1

<올모스트 페이머스>, 카메론 크로우 <Almost Famous>, 2000 한 꺼풀, 두 꺼풀, 그녀의 가슴에 닿을 때까지: 그녀는 17살, 아니 16살, 아니 15살. 이름은? 페니 레인, 아니 에밀리 벅만, 아니 레이디 굿맨. 누가봐도 그루피인 그녀는 사실 그루피가 아니다. 왜냐하면 스스로를 록스타의 성적 착취에 내어주지도 않고, ‘스타’가 아니라 ‘록’에 충성하는 열성 팬이기 때문이다. 물론, 간간이 오럴 섹스 정도는 … 더 읽기

<나는 결백하다>, <모퉁이 가게>, <빅 히트>

<나는 결백하다>, 알프레드 히치콕 <To Catch a Thief>, 1955 결자해지: 한 때 업계를 놀라게 한 전설적인 도둑 ‘고양이’ 존 로비는 어느덧 은퇴한 지도 15년이 지나 프랑스의 한 시골에서 늘그막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그의 수법을 똑같이 모방한 도둑이 등장하고,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경찰과 지난 날의 동료들에게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야하는 위기에 놓인다. 존 … 더 읽기